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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66년 만에 내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엇길린 시선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입력일 : 2019-04-13 08: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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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당사자의 자기 결정에 의한 임신중지, 처벌되어서는 안된다”
“시대착오적이며 비과학적 판단”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대한민국 형법에서 낙태죄가 존치된 지 66년 만에, 헌법재판소의 2012년 합헌 판결 7년 만에 낙태죄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형법 조항 제269조 1항, 270조 1항에 관한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산부인과 의사가 낸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4명(헌법불합치), 3명(단순위헌), 2명(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불합치 의견으로는 “자기결정권에는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임신상태로 유지해 출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돼 있다.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에 도달하기 전이면서 동시에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까지의 낙태에 대해서는 국가가 생명보호의 수단 및 정도를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 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해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 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다”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에 시민단체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낙태죄는 위헌이다”라고 외친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헌재의 이번 결정은 경제 개발과 인구 관리의 목적을 위해 생명을 선별하고 여성의 몸을 통제의 대상으로 삼아 그 책임을 전가하여 왔던 역사에 마침표를 찍는 중대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헌법재판관들은 여성의 헌법적 권리에 대해 분명히 확인했으며, 생명에 대한 책임 또한 여성에게 전가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보장, 책임임을 명확히 확인했다. 향후 정부와 국회는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법 개정과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임신 당사자의 자기 결정에 의한 임신중지는 어떠한 경우에도 더 이상 처벌되어서는 안된다. 국회는 다시금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현행 낙태죄와 모자보건법을 완전히 재검토하고 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낙태법 유지를 바라는 시민연대는 유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의학기술의 발달로 임신 6주부터 태아의 심장 박동을 들을 수 있는 지금 2012년의 선고를 뒤집는 헌법 불합치 결정은 시대착오적이며 비과학적인 판단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헌법 정신은 모든 생명의 보호라고 되어있으며, 민법에서도 생명의 시기는 수태한 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2008년에 헌법재판소의 결정도 생명의 시기는 수정과 착상의 과정을 거치면서 시작되고 형성 중인 생명도 생명이라는 점에서 태아가 생명권의 주체가 된다고 보았다. 이처럼 법정신이나 실정법이 태아가 생명임을 인정하고 있는데, 태중의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국가가 법으로 허용한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결정인가”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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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가인권위원회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이는 낙태한 여성 등을 처벌하는 위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의견을 처음으로 헌재에 제출하기도 했다.

인권위는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해 3월 안전하지 않은 낙태가 모성 사망과 질병의 주요원인이므로 ▲모든 낙태를 비범죄화할 것 ▲처벌조항을 삭제할 것 ▲낙태한 여성에게 양질의 의료접근권 제공 등을 한국 정부에 촉구했고, 유엔 경제적․사회적․문화적권리위원회 역시 2017년 낙태를 겪은 여성을 비범죄자화하여, 여성의 성 및 재생산 건강과 존엄성 보호의 권리를 보장 등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 낙태를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상충하는 것으로 보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난 지 오래고, 오히려 낙태를 국가가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게 안전한 낙태의 조건을 요구하는 데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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