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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아이들이 맞고 있다."아동학대 부모, 대책은 없나?
메디컬투데이 이예림 기자
입력일 : 2006-04-13 07: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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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처벌보다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

[메디컬투데이 이예림 기자]


지난해를 기준으로 아동학대 의심사례나 상담을 통한 아동학대예방센터 신고접수가 8,000건에 달했다. 이는 2001년의 4,133건과 비교해 거의 50%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4,633건의 아동학대 중 3,389건이 가정 안에서 일어난 학대라는 것이다. 친부에 의한 학대가 2,2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친모가 1,098로 그 다음이었다.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신체적 학대를 비롯해,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및 유기 등 그 방식 또한 다양하다.

즉, 가장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각종 폭력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민호(가명, 6)는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는 친부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해왔다. 민호엄마에게 가해지던 폭력이 엄마의 가출로 어린 민호에게 이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손찌검으로 시작한 폭력은 그 수위가 점점 높아지더니 급기야 아들의 발을 흉기로 찌르기에 이르렀다. 민호의 눈빛은 이미 초점이 흐려진지 오래. 그 나이 또래의 웃음은 찾아 볼 수조차 없다. 친부의 폭력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친척의 증언.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가정 내 폭력이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민호의 친부와 같이 알코올 중독이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가정에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 사회적인 명성과 부르르 갖춘 가정에서도 가정 폭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강남지역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이 강북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도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민정(가명,12)이는 자신이 직접 상담을 요청한 경우. 아버지의 상습적인 성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상담기관을 찾은 것이다. 민정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의 풍부한 성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민정이의 양부는 몇 년 전부터 아이 옷을 벗기고 손찌검을 하더니, 6학년이 된 민정이가 첫 월경을 치르자 성폭행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아이의 증언. 포르노테잎 등을 틀고 따라하게 하는 등 아이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짓들을 강요한 민정이의 양부는 한 유명대학의 교수였다.

여자아이들의 아동학대는 민정이와 같이 폭행으로 시작해 성폭행으로의 절차를 밟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신체적 학대와 성학대가 중복학대를 당하는 아이들 중 다수를 차지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아이들의 옷을 벗기고 가하는 신체적 폭력이 많은 만큼, 여자아이들의 드러나는 성장 변화에 따라 신체적 폭력이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최근 심각하게 나타나는 아동학대의 또 다른 양상은 방임이다. 고의적이며 반복적으로 아동을 위험한 상태에 방치 및 유기 하는 것을 말한다. 오피스텔 등에 어른 없이 방치해 온갖 배설물로 뒤덮여 생명까지 위협받았던 아이들의 모습이 한동안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 적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의 나이가 어려 부양하기 힘든 상황에서 나타나는 생계형 학대가 많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안동현 교수(한양대 의대)는 “이렇게 아동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에게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의 정신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감 부족, 우울증, 불안증 등 아이가 정서적으로 위축되어 지나치게 소극적이 되거나, 공격적이며 감정조절이 안돼는 파괴적인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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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는 또 “가해부모의 70%이상이 과거 아동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으며, 이들은 알코올 중독, 우울증, 성격결함 등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정신질환은 아동학대 가해 원인의 일부분일 뿐 부모의 양육방법 자체가 미숙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외부적인 문제 등의 다른 요인도 있다는 것.

따라서 그는 “무조건 법에 의한 처벌이 아니라 정신적인 질환은 치료로, 양육의 미숙은 관련기관의 교육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보다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일단 제도적인 부분이 밑받침 되어야만 가해부모나 피해 아동에 대한 치료 기법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관련해 전문가들도 현실적인 대책의 부재가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학대행위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이 가능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친권’이 중심인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친권을 가진 부모를 처벌하기는 어려우며, 처벌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아이들의 진술은 집에만 한번 다녀오면 부모의 협박이나 교육으로 하루아침에 바뀌거나, 부모의 처벌을 원치 않는 아이들의 진술이 번복되는 경우가 빈번 하다는 것.

또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제2,제3의 폭력 복수극으로 이어진다. 경미한 처벌을 받고 가정으로 돌아온 가해 부모는 보복심리로 더욱 심하게 아이를 확대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즉 현재 아동복지법으로는 가정폭력의 경우 단순한 형사처벌만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조그만권리찾기 시민연대 한 장우 상임의장은 “치료가 먼저이며, 처벌은 그 다음”이라고 강조한다. 한 의장은 “가해 부모들의 심리적인 치료 없는 처벌은 아무 소용이 없다”며 “아동학대의 원인은 아이가 아닌 부모인 만큼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의 처벌은 또 다른 폭력 복수극을 야기할 뿐”이라고 못 박았다. 따라서 법의 처벌이 아닌 사회 복지 측면에서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경기도 아동학대예방센터 김대용 홍보팀장은 “가정폭력은 형사처벌 보다는 가정의 울타리를 지켜주고 그 안에서 치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해 부모들에게 일정기간 상담이나 치료, 교육 등을 의무화 하는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단순한 처벌만 강조하는 현행법은 가정의 해체와 함께 버려지는 아이들만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아동복지법개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보다 현실적인 방향으로의 법 개정이 시급하다.  
메디컬투데이 이예림 기자(yerim@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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