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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비스페놀A 프리 용기 안전성 증거 없다? 논란 전망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입력일 : 2014-10-31 15: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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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지스 박사 “비스페놀A가 비만 유발하는 오베소겐이란 주장 과학적 근거 없어”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비스페놀A 프리(비스페놀A가 들어 있지 않은)로 만든 플라스틱 식품 용기가 비스페놀A가 함유된 식품 용기보다 더 안전하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둘의 안전성 차이가 불분명한데) 소위 비스페놀A 프리라 불리는 대체물질로 제조한 용기 가격이 더 비싼 것은 합리적이지 않아요”


사단법인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최로 지난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화학협회 스티브 헨지스 박사는 비스페놀A 원료로 만든 식품 용기와 대체물질 용기의 안전성 차이가 불분명함에도 대체물질 용기 가격이 더 비싼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비스페놀A 프리라 불리는 대체물질 젖병의 가격이 과거(폴리카보네이트 젖병)보다 서너 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비스페놀A 안전성 이슈’를 주제로 한 이날 간담회에서 헨지스 박사는 “비스페놀A는 관련 논문들이 8600여 편에 달한다”며 “비스페놀A 프리 제품에 든 비스페놀A 대체물질의 안전성 관련 연구는 별로없다”고 지적했다.

60여년이나 사용됐고 전 세계적으로 800만t 이상 생산되고 있는 비스페놀A가 비스페놀A 대체물질보다 과학적으로 더 검증된 물질이란 것이다.

그는 “비스페놀A 프리 제품이 비스페놀A 함유 제품보다 더 강력한 합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는(내분비계 교란) 연구결과도 올 봄에 발표됐다”고 소개했다.

비스페놀A가 에스트로겐 유사 물질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헨지스 박사도 인정했다. 하지만 “사람에게 노출되는 양이 극소량이어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헨지스 박사는 “우리 식생활에서 웰빙 식품으로 통하는 콩·당근 등이 비스페놀A보다 에스트로겐 유사 물질이 더 많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들 식품을 과다 섭취하지 않는 한 내분비계 교란이 일어나지 않는다. 비스페놀A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비스페놀A는 폴리카보네이트(PC)와 에폭시 수지의 제조에 주로 쓰이는 화합물이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흔히 PC라고 부른다. 핸드폰·노트북 케이스·DVD 디스크·스포츠 고글은 물론 식품·음료의 저장 용기 소재로 사용된다. 국내에선 연간 3조4000억 원 규모의 비스페놀A가 생산되고 있다.

간담회에서 헨지스 박사는 “프랑스 정부는 2012년 12월에 제정된 식품용기의 비스페놀A 금지법에 대한 내년 1월1일 시행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전세계가 아기 젖병의 비스페놀A 노출 이슈로 우려할 당시 만들어진 법으로, 내년 본격시행을 앞두고 현재 비스페놀A를 대체할만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데다 유럽식품의약청(EFSA)의 견해(비스페놀A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와도 다르고, EU국가 간의 무역 마찰까지 일으킬 수 있어 프랑스 정부는 아직까지 비스페놀A 사용 금지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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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페놀A의 안전성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 있다. 일부 소비자단체와 세계야생동물기금(WWF)은 비스페놀A를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 리스트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안전하다’(safe)는 입장이다. 최근 5년간 발표된 20편의 연구논문을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이다.

간담회에선 “비스페놀A가 ‘오베소겐(비만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인가”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오베소겐은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생물학자 브루스 블럼버그 교수가 언급한 신조어다. 사람을 뚱뚱하게 만드는 화학물질, 즉 내분비 교란물질(환경호르몬)을 가리킨다.

헨지스 박사는 “비스페놀A가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최근 보도된 미국 미주리 대학 프레드릭 봄 살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미주리대학 연구는 손 세정제를 사용한 뒤 영수증 등에 사용하는 감열지(표면에 열을 가하면 빛을 내는 화학 물질을 칠한 종이)를 만지고 바로 이 손으로 감자튀김을 먹으면 비스페놀A가 손에 잔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헨지스 박사는 “이런 연구는 공중보건을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극적인 효과를 노리는 드라마에 가깝다”며 “일반인이 감열지 영수증을 포함한 모든 비스페놀A 함유 물질로부터 얻게 되는 비스페놀A의 양은 미국·캐나다·EU(유럽연합)의 정부기관이 정한 안전 섭취 기준보다 1000배 정도 낮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선 “비스페놀A 함유 젖병으로 음식물을 먹은 아이의 혈중 비스페놀A 농도가 모유를 먹은 아이보다 높았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다”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질문도 제기됐다.

헨지스 박사는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며 “비스페놀A의 안전성과 잔류 문제는 한두 논문 결과만으로 결론 낼 수 없으며 논문에서 제시된 증거들의 비중을 잘 따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젖병에서의 비스페놀A 사용 금지는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헨지스 박사는 전했다. 안전성 여부보다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업계가 먼저 FDA에 젖병에서 비스페놀A 사용 금지를 건의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2012년 7월부터 젖병에서 비스페놀A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일본에선 비스페놀A의 사용에 대해 일체 규제하지 않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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