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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 알에 100만원?”…‘소발디’ 놓고 벌이는 치열한 전쟁
약가인하 권장·특허소송 진행 중…하지만 대체 의약품 없어 ‘무소불위’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14-07-26 08:59:15
[메디컬투데이 오승호 기자]

과연 한 알에 약 100만원(1000달러)이 넘는 의약품이 있고, 해당 약품에 대한 대체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세계는 지금 C형간염치료제 열풍에 휩싸였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C형 간염 치료제인 소발디의 1분기 매출은 22억불(약 2조 3000억원)을 달성했고, 2분기에는 성장세를 이어가 34억불(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매출액 급신장에 경쟁사에서는 특허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으며, 각 국 보건당국에서는 치료제 효과는 인정하나 너무 고액으로 책정돼 있어 약가를 낮춰달라는 항의가 지속되고 있다.

◇ 대체의약품 없는 독보적인 C형 간염 치료제 ‘소발디’…기술력은 ‘인정’

C형 간염은 주삿바늘 재사용, 감염자의 피 수혈, 감염자와의 성관계 등을 통해 감염되지만, 별도의 예방 백신은 없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C형간염 환자는 1억8500만명으로 매년 약 400만명이 새로 감염되고 연간 35만명이 사망하지만 딱히 예방백신이 없다. 해당 환자는 감염될 경우 만성화 될 가능성이 높고, 만성 간염인의 20%가 간병변이나 간암 환자로 발전한다.

특히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특정 지역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공통 분포되기 때문에 예방백신이나 신규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소발디’는 지난해 12월 FDA(미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아 새로 출시했다. 기존 치료제의 경우 치료율이 절반정도에 불과 했던 것과 달리 소발디는 임상시험에서 약 90% 이상의 치료율을 보였다.

이는 기존의 치료제와 달리 치료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혁신신약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의료진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고 1정당 약 100만원이라는 약가에도 불구, C형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부작용이 적은 유일한 경구 제제라는 점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약가, 보험 적용시 국가 복지제도 ‘파산’

하지만 경쟁제품이 없어 소발디의 고가로 책정된 약가에 대해 세계 각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소발디의 약가가 복지 재정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일부국가에서도 같은 이유로 약가를 낮춰달라고 항의하고 있다.

먼저 ‘미국건강보험계획(AHIP)’의 캐런 이그낵니 회장은 지난 7일 CNN방송에서 “소발디는 한 알에 1천 달러(101만원)이고 치료 주기를 한번 마치는 비용은 10만 달러(1억 185만원)를 넘는다”며 “눈이 튀어나오는 가격”이라고 비판했다.

이그낵니 회장은 “소발디에 책정된 가격에 C형 간염 환자 전체를 치료하려면 2천 668억 달러(271조원)이상이 들어갈 것”이라며 “우리 의료보험제도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의 사회복지부 장관 마리솔 투렌은 지난 10일 C형 간염 치료제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제약회사와의 협상 과정에서 자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14개국이 힘을 모을 것이라고 현지 뉴스채널인 BFMTV에 밝혔다.

투렌 장관은 “C형 간염은 모든 사람이 치료받아야 함에도 해당 제약사에서 책정해 놓은 높은 가격을 수용한다면 사회보장제도에도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미 막대한 채무가 있는 프랑스 복지제도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4월 치료제 가격을 낮출 것을 제약회사에 촉구한 바 있다.

◇ 소발디를 둘러 싼 특허소송 진행 중…잘나가는 의약품에 발 담그기?

이렇듯 소발디의 급성장에 다국적 제약사들도 C형 간염 치료제를 놓고 서로 특허를 주장하며 유례없는 소송전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소발디)를 둘러싼 소송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이 같은 소송이 연간 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치료약 시장의 일부라도 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인 애브비는 지난 2월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발디와 레디파스비르를 혼합복용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애브비가 특허를 가지고 있다며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같은 방법으로 하나의 처방약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특허 침해라는 주장이다.

애브비의 주장은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소발디와 레디파스비르에 대한 특허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약을 제조해 판매할 수는 없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특허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들 약을 '사용하는 특별한 방법'과 관련해서는 특허를 얻을 수 있다.

애브비의 주장에 대해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소발디는 물론 소발디의 성분인 소포스부비르를 함유한 약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는 자사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소발디의 특허를 두고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머크 간 소송이 시작됐다. 머크가 특허 침해를 들어 소발디 함유 제품 판매액의 10%를 요구하자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특허 침해 사실이 없다고 맞서고 있는 중이다.

머크와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법적 싸움은 확산할 전망이다. C형 간염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이번 분쟁에 휘말려 있는 아이데닉스를 머크가 인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스위스의 라 로슈도 소발디와 관련한 특허를 주장하고 있다. 2004년 미국의 파마셋과 라 로슈가 공동연구를 했으며, 이후 파마셋이 이 약품을 개발한 뒤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합병된 것을 고려하면 라 로슈에도 지분이 있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C형 간염 치료약을 둘러싼 글로벌 제약업체 간 소송은 이례적이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의 대부분 제약업체 간 특허 소송은 신약 개발업체가 값싼 모방 약품을 만드는 일반 업체들을 대상으로 제기했다는 이유에서다.

길리어드의 사이언스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 후 미국과 유럽에서 약 8만명의 환자에게 처방됐다”며 “이는 C형 간염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약가에 대해서는 소발디가 환자를 실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발디는 일본에서는 승인 대기 중이며, 우리나라는 내년쯤에나 이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디컬투데이 오승호 기자(gimimi@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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