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규모’ 드럭스토어, 속은 곪을 대로 곪았다

GS왓슨스, 2011년 제외하고 연속 영업손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7000억원 규모의 드럭스토어 시장. 수치만 놓고 보면 외형성장으로 거대해 졌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적자와 흑자를 오가며 곪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을 밑돌던 국내 드럭스토어 시장이 지난해 7000억원 규모로 6년 만에 무려 7배 이상 수직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만 50%에 달하던 드럭스토어는 ‘유통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유통산업 성장의 견인차로 거듭났다.

드럭스토어가 최대의 전성기를 맞은 2011년, 그 이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를 웃돌던 CJ올리브영 매출은 이듬해 2119억원으로 57.2% 급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31.2% 증가한 69억원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GS왓슨스 역시 당시 200억원이 넘는 매출 향상을 기록, 753억원을 달성했고, 매년 영업손실로 골머리를 앓던 영업이익도 7억원의 적자전환을 계기로 형편이 핀 듯 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드럭스토어의 성장 가능성을 점친 ‘유통공룡’ 신세계와 롯데도 각각 ‘분스’와 ‘롭스’를 론칭하며 점포수를 하나 둘 씩 늘려 나갔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외형 성장 그래프는 점차 둔화되고, 수익성은 바닥으로 주저앉고 말았다.

최근 3년간 CJ올리브영의 매출 행보를 살펴보면 2011년 2119억원, 2012년 3075억원, 2013년 4578억원으로 연 평균 50.4%의 고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2년 영업이익은 1/17로 추락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3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 하며 씁쓸히 한 해를 마감했다.

GS왓슨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수년 째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2011년 47%에 달하던 매출 성장률은 지난해 6.4%까지 하락하며 전년과 견주어 답보상태에 머물렀고, 영업손실도 잘 나가던 2011년을 제외하고 2009년부터 매년 적자에 허덕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지난 5년간 영업적자만 163억원에 달한다.

후발주자로 나선 멤버들은 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출점을 자제하는 등 사업 계획을 잠정 보류하며 시기를 지켜보고 있는 분위기다.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야심차게 추진한 ‘디셈버24’는 사업진출 5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수익성 악화로 철수했고, 이마트 분스는 2012년 의정부점을 시작으로 명동, 홍대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으나 출점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드럭스토어의 매출 절반 가량이 뷰티케어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샵과 경쟁 구도가 형성돼 수익에도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드럭스토어는 브랜드샵과 확연한 차별성을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샵과 달리 하나의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브랜드샵과는 차별화 된다. 이는 브랜드샵과 경쟁 관계에 놓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업계는 출점의 가속도를 줄이고 내실화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출점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 2년 간 시장 확장을 위해 출점 가속화에 집중했다. 이에 따른 투자로 수익성이 다소 떨어졌으나 올 상반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는 수익성 안정화를 위해 내실 강화 및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GS왓슨스 역시 공격적인 출점 전략이 아닌 기존 점포를 리뉴얼 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방침을 내놓으며 올해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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