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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대형마트 품목제한, 누구를 위한 대책인가 ‘탁상행정 논란’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입력일 : 2013-04-05 11: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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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 장보기 불가능해져 소비자 불편만 초래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서울시의 대형마트 핵심품목에 대한 판매제한. 과연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인가 대형마트를 억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가.


서울시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판매조정 가능품목 51개를 선정했다. 하지만 전통시장 보호라는 취지와는 달리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전통시장에 실질적인 반사이익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 서울시 대형마트 품목제한…“골목상권 반사이익 기대”

서울시는 지난 3월8일 담배, 소주, 맥주, 막걸리 등 골목상권에서 잘 팔리는 기호식품 4종을 포함해 두부, 콩나물, 양파 등 야채 17종과 두부, 계란 등 신선․조리식품 9종, 갈치, 꽁치, 고등어 등 수산물 7종, 사골과 우족 등 정육 5종, 건어물 8종, 기타 1종 등 주요 신선식품 51개 품목을 선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같은 품목 선정에는 상인활성화 기여도와 소비편리성, 가격경쟁력 등이 고려됐다. 서울시는 야채와 수산물, 건어물, 정육 등은 전통시장에, 신선·조리식품과 기호식품 등은 슈퍼마켓 등 골목상권에 반사이익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서울시민 74.3% “품목제한 반대”

그러나 서울시가 검토 중인 대형마트 품목제한에 대해 서울시민들은 장보기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10명 중 7명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전문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대형마트 매장 방문객 53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3.%가 대형마트 품목제한은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응답했다.

전통시장을 주 1~2회 정도 자주 찾는 사람들조차 절반 가까이(49.5%) 품목제한에 반대했다. 품목제한 시 예상 부작용에 대해서는 장보기가 불편해지는 소비자 피해(85.3%), 납품 농어민·중소기업의 피해(9.3%), 관련 종사자 피해 (4.2%)순으로 조사되어 품목제한이 추진되면 소비자 불편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 품목제한 방침이 시행될 경우 전통시장에 가는 횟수를 늘릴지에 대한 질문에는 변화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46.8%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전통시장에 대한 인지도와 홍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편, 응답자의 55.9%는 1년에 한 두 차례 또는 월 1회 미만 전통시장에 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은 전통시장이 멀거나 위치를 잘 몰라서(37.9%), 주차시설 등 시설이 불편해서(34.6%),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이 다양하지 않아서(14.6%) 등의 이유로 전통시장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수
전경련 관계자는 “품목제한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라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으나,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의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상되는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시장 살리기는 대형마트 규제를 통해서가 아니라 전통시장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대형마트 연간 매출액의 10% 감소 예상

이뿐만 아니다. 이로 인해 대형마트는 물론, 이에 납품하는 업체의 생존에도 위기가 닥치게 됐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따르면 51개 품목제한이 시행되면 주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의 매출이 연간 708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대형마트 등 연간 전체 매출액인 7조 8000억원의 10% 정도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제한하는 품목은 대형마트 이용 고객의 핵심품목으로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방문 횟수도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관 구매도 감소해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한 51개 품목은 농산품과 수산물 등으로 해당 카테고리의 납품업체의 생존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이 같은 품목제한을 할 경우 대형마트의 매출 피해뿐만 아니라 납품업체까지 죽이는 일이다. 납품업체들은 대부분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비율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형마트 납품이 끊길 경우 생존도 장담 못한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 “납품업체 종사자들 생계기반까지 위협해”

이에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의 권익과 현실을 무시한 행동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마트에 따르면 51개 품목제한 상품의 연매출은 15.1%로 추정되며 매출액은 2조 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계란, 고추, 양파는 매출 1~3위를 기록하는 상품으로 계란의 경우, 하루 판매량만 해도 5만1000판(30구기준)이 판매되며 양파는 하루에 50톤에 달한다.

갈치, 오징어 등은 수산물 내 1위, 3위로 하루 판매량만 해도 각각 500만 마리, 800만 마리로 매출구성비가 8%, 5.9%에 해당한다. 제주갈치의 경우 제주 5개 수협에서 A마트가 매입하는 양이 전국 유통량의 20%에 달하며, 오징어 또한 국내 생산량의 15%를 매입하고 있어 수산업 종사자들의 생계기반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 관계자는 “이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유통구조 혁신을 통한 물가안정에도 반하는 정책일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전통시장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규제 부작용처럼 기업형 슈퍼마켓과 편의점들만 반사이익을 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규제로 인해 전통시장 매출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는 다는 점이 일방적인 규제가 답이 아니라는 반증이며, 서울시는 이러한 일차원적인 흑백논리에서 벗어나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연구가 더 절실하다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들 역시 필수 생필품을 제한할 경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모두 들러야 하는 불편함을 감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은 어떤 품목이 판매를 제한 받는지 여부를 세밀히 알지 못하므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대형마트의 원스톱 쇼핑을 막는 조치에 불과하다. 따라서 고객들은 A품목을 사러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B품목은 전통시장에 들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을 것이며 불편을 초래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위다”라고 토로했다.

◇ 전통시장 상인에게 품목제한이란…

서울시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추진한 의도와는 달리 정작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정도가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경영진흥원의 ‘전통시장 하루 평균판매액’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1511개 점포 중 하루 매출이 10만원 미만인 점포는 19.3%로 2008년 8.6%에서 최근 5년 새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정부가 지난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는 등 영업규제에 나섰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는 크게 피부에 와 닿지 않았다.

동대문구에 위치한 한 전통시장 상인 최모(52)씨는 “여기서 장사한지 15년이 넘었지만 대형마트가 휴일이다 뭐다 해도 여기로 오는 손님은 전과 비슷하거나 줄었다. 일부러 찾는 손님도 없을뿐더러 10년씩 단골이었던 손님도 발길을 끊긴지 오래다”라고 하소연 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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