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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산과 “불가항력 사고보상, 국가가 보상액 전담해야”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입력일 : 2013-03-29 16: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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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적 질환군 ‘산과적 색전증’에 의한 모성사망비 증가, 예방 대책 세워야”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

산부인과 의사들이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도의 경우 국가가 보상액을 전담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29일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시대의 안전한 분만환경 조성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에 나선 김암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산부인과 분만 인프라 붕괴의 현실과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주제와 관련해 산부인과 전문의의 감소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암 교수는 “우리나라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 2005년 이후 9년 연속 미달사태를 보이고 있고 지난 9년간 필요 전공의의 확보율은 전국적으로 필요 인원의 68.6%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분만을 담당할 산부인과 전문의 감소, 남자 산부인과 의사 부족, 산부인과 의사의 고령화, 분만 산부인과 병의원 감소, 모성사망비의 증가등의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의사들이 기꺼이 산부인과 전공을 선택하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만을 받으면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의료분쟁에 대한 걱정 없이 진료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만들어 주고 업무 대비 충분한 수가를 인정해주며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제도의 경우 일본처럼 국가가 보상액을 전담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오수영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분만과 관련된 대표적인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거론되는 양수색전증, 폐전색증, 태변흡인증후군과 뇌성마비에 대해 발표했는데 특히 양수색전증, 폐색전증 등 가장 대표적인 불가항력적인 질환군인 ‘산과적 색전증’에 의한 모성사망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영 교수는 “산후 출혈이 개발도상국에서 모성사망의 주원인이라면 색전증은 선진국 모성사망의 주원인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모성사망의 원인 중 출혈이 줄어들면서 색전증이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혈전색전증 및 폐색전증의 증상이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고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 반면 중증 폐색전증의 경우는 임상 경과가 급격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되고 예측할 수 없는 모성사망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오수영 교수는 “의료분쟁조정법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에서 보상의 범위로 규정하고 있는 모성사망, 신생아 사망, 뇌성마비의 발생에 있어서 불가항력적인 상황은 현대 의학의 한계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의학적 한계인 불가항력적인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의사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법이 분만현장에서 산부인과 의사를 내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가항력적인 질병들의 의학적 원인을 밝혀 궁극적으로 모자보건에 공헌하게 될 훌륭한 의학도를 그 중심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동욱 한나산부인과 원장은 “분만은 국가 공공재이기 때문에 요양기관으로 강제 지정하고 수가도 국가가 전적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그 와중에 발생하는 분만 의료사고는 공공재가 아니라 의사 개인의 문제라는 이율배반적인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문제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의사가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했다고 판정된 분만관련 의료사고라고 해도 그 보상금 역시 의사가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즉, 분만의 공공성을 이유로 국가가 모든 통제를 의료기관에 가하면서 의사의 과실이 없는 부분까지 의사가 보상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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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 대한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고려대의대 산부인과 교수)은 “일본 산부인과도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일방통행식 정책들을 추진했다. 결국 많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을 포기하게 됐다. 줄어든 의사수는 남은 의사들에게 과중한 업무량을 요구하게 되면서 의료사고에 대한 부담감은 날로 높아져 또다시 분만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일본의 예시를 들었다.

신정호 교수의 말에 의하면 결국 일본 정부와 국회도 산부인과의 의료현실이 심각한 상태임을 인정하고 정책을 전환,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했고 또 불가항력적 산과 사고로부터 산부인과 의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산과무과실보상제도’를 시행하게 됐다고.

일본 정부는2006년이후 산부인과에 대해 매년 약 2100억엔 (한화 약 2조6000억원)의 대규모 지원예산을 확보해 투자하고 있다.

산과무과실보상제도란 분만과 연관된 의료사고로 인한 분쟁시 의사와 환자간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산부인과 의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과실 유무와 관계없이 3000만엔(한화 약 3억7000만원)을 전액 정부가 출연한 재원에서 보상해주는 것이다. 이런 제도와 예산 투입 덕택에 2010년 일본의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은 목표치를 달성했다.

신정호 교수는 “한국 역시 일본과 유사한 과정을 겪고 있으며 어떤 면에서는 일본 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신은진 기자(ejsh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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