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항쟁 임산부 스트레스 영향, 손자까지 이어져

김진영 / 기사승인 : 2013-02-15 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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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간 짧고 출생체중 낮아, 임신 중기가 가장 영향 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태아기를 보낸 여성들이 낳은 신생아가 출생 체중이 낮으며 임신기간 역시 짧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태아기에 경험한 스트레스가 세대를 넘어 후손에게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사 학술대회’에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철희 교수는 ‘1980년 광주항쟁으로 인한 태아기 스트레스가 후속세대의 건강에 미친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연구를 위해 인구동태조사 원자료에 제시된 출생지와 부모의 생년월일 등의 정보에 기초해 출생아의 모친이 태아기에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경험했는지를 식별, 이중차분 기법을 도입해 출생체중, 임신주수, 저체중 출생, 조산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광주항생 당시 광주에서 태아기를 보낸 여성들이 낳은 신생아들은 그렇지 않은 신생아에 비해 임신기간이 짧았으며 출생체중이 낮고 저체중 출산 및 조산의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임신 기간별로는 중기의 태아가 그 자녀의 출생결과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돼 임신 중기의 태아 스트레스가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후손의 성별에 따라서는 딸보다는 아들에게서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

이철희 교수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같이 극단적으로 폭력적인 상황에서 임신부들이 겪게 된 스트레스가 두번째 세대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우 드문 증거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광주항쟁으로 인해 신체적 외상을 입지 않은 시민들의 상당수도 이 폭력적인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임신부, 태아, 아동을 보호하고 이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장기간 혹은 여러 세대에 걸쳐 큰 편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yellow832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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