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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건강칼럼] 항문을 살릴 수 있나요?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입력일 : 2012-11-13 07: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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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흠 교수 /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클리닉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

수년 전 비가 오락가락하던 어수선한 날 외래 진료실을 힘없이 열고 들어온 보호자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얼마 전 직장암으로 복회음절제술을 받은 70대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악취가 나는 피고름으로 고생하다 항문까지 침범한 직장암을 판정 받고 난 후 본원에서 직장암을 포함해 항문이 제거하고 복부에 장루를 조성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퇴원했었다.

환자는 향후 추가적인 치료가 어떻게 될 것인지 정기적인 추적검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상담하고자 외래를 방문하기로 돼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어제 돌아가셨습니다. 스스로 목을 매셨지요. 평소 깔끔하고 주변도 깨끗이 하는 성품을 지니셨는데 배에 흉측한 것이 매달려 있고 지저분한 변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 없어 삶의 의욕을 잃고 우울증에 빠지셨어요" 아니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인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수술이 잘 끝나고 식사도 잘 하셔서 밝은 모습으로 퇴원하던 환자로 기억됐는데….

환자들과 수술에 관한 상담을 할 때 장루를 만든다든지 항문을 제거한다든지 등의 외견 변화를 주게 되는 경우는 특히 더 자세하게 수술 과정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게 된다.

이 환자의 경우도 장루를 만드는 불가피함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까운 일이 생겨 더 깊은 소통과 정신 건강학적 보조 치유에 대한 필요성을 자각하게 됐다.

장루가 있어 오히려 기뻐하는 환자들도 있다. 뇌졸중이 있어 신체가 부자연스럽거나 심한 욕창과 변실금이 있는 환자에게 장루를 만들 경우 환자의 청결상태를 유지하고 욕창치료와 배변을 관리하기 편한 상태로 만들 수 있다.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있어 자신의 신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직장암을 판정 받은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을 받게 될 때 항문보존이 가능한가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항문보존 수술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직장암이 항문에서 얼마나 떨어져 위치해 있는가' 이다. 또한 '직장암의 주변 구조물 침범여부, 장벽과 임파선을 침범했는가' 등이 고려사항이다.

최근 하부 직장암에서 2기 혹은 3기인 경우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6~8주간 종양이 축소될 때까지 기다려 근치적 절제를 하는 것이 표준 술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종양이 줄어들고 병기가 낮아지게 되면 항문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또한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개복수술이 아닌 복강경수술로 진행할 경우 확대된 수술시야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년 전 필자가 전공의 시절 항문수지 검사로 환자의 항문을 내진했을 때 직장암이 항문에서 약 8cm이내에 위치한 경우 환자의 항문을 제거하고 복벽에 장루를 만드는 수술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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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지금은 항문에 아주 가까이 있어도 환자 상태에 따라 또한 수술 전 치료 결과에 따라 항문을 살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의학수준이 높아지고 발전함에 따라 환자가 원치 않는 장루조성을 피함으로써 환자의 삶이 보다 행복해질 수 있다. 물론 너무 항문 보존에 집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항문괄약근을 절제해 기능소실이 많은 경우나 충분한 절제연을 확보하지 못해 재발이 된다면 항문을 살렸다는 것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적으로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육류소비 및 패스트푸드가 섭취가 증가하고 주위 환경이 산업화되면서 대장암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체 암에서 남자의 경우 두 번째를 차지하고 여자의 경우 세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2년도에는 약 2만5천여 명의 대장암 환자가 발생했다.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직장암의 비율이 높아서 이에 대한 관심도 많으며 외견상 변화를 줄 수 있는 질환이므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같은 위치에 있는 직장암이라도 아주 초기인 용종인 상태라면 내시경적 치료가 가능하며 진행했다 하더라도 병기가 낮은 경우, 또한 수술 전 방사선항암화학요법으로 종양이 소실되거나 축소된 경우 등은 항문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므로 정기적인 대장내시경검사를 받고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메디컬투데이 편집팀 기자(editor@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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