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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별도 눈이 부셔 숨었나? ‘빛공해’ 인체에 ‘치명적’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입력일 : 2009-09-18 07:3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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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저하, 수면방해로 '멜라토닌' 분비 억제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건물 벽에 붙어있는 뉴스전광판, 신호등, 자동차 불빛, 가로등, 상점 간판 등으로 밤인지 낮인지 구별이 안 가고 별빛을 보기 힘들어졌다.

‘빛공해’란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용어가 아니며 최근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번지는 신종공해로 급부상하고 있다.

빛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그 정도가 날로 심각해져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우리는 그동안 기본법뿐 아니라 조도 기준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집 앞 가로등 불빛이나 맞은편 건물의 간판조명이 너무 환해 자신의 집 안으로 빛이 들어와 불면증을 호소하며 교체를 요구하는 민원사례가 있는 것을 보더라도 이제 ‘빛공해’는 더 이상 공적영역의 문제만은 아니다.

빛공해가 미치는 파급효과와 영향은 실로 다양하고 엄청나다.

먼저 세계 인구의 2/3정도는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천체관측을 불가능하게 하고 가로등 밝은 불빛 때문에 운전자가 혼란을 일으켜 발생하는 교통사고도 발생한다.

또 철새들이 길을 잃어 한꺼번에 1000여 마리가 탑에 부딪혀 죽는 일도 발생하고 갓 부화한 바다거북이들이 바다로 가지 않고 밝은 불빛을 쫓아 해변가에 출연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단일식물은 하루 최대 일장시간이 12시간 이내라야 개화와 출수의 때를 맞출 수 있는데 곳곳에 들어서는 가로등, 골프장 조명으로 인해 식물들은 24시간 내내 퇴약볕이나 다름없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밝은 불빛에 노출된 상태에서 잠을 자면 불면증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반복될 경우 순발력, 창의력, 집중력이 떨어지며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될 수 있다.

또한 두통, 소화불량 등의 병적 질환을 야기하고 신진대사와 내분비계의 변화로 당뇨병, 고혈압, 말초신경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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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행한 ‘야간의 과다한 빛이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비율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야간에 과다한 빛에 노출된 지역의 여성들이 그렇지 않은 지역의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생비율이 73% 높았다.

이것은 빛공해가 ‘발암물질’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야간근무’를 발암요인으로 정식 채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수면클리닉 김광훈 원장은 “멜라토닌은 ‘수면호르몬’ 또는 ‘어둠의 호르몬’이라고 하며 TV불빛도 굉장히 환한데 환한 불빛에서는 생성이 줄어들며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갓난아이들은 밤낮의 개념이 안 잡혀 있기 때문에 수면사이클을 맞추기 위해 아침에 햇빛을 많이 쬐고 더 놀리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집에서 밤에도 불을 켜놓고 불빛을 쬐는 것은 개념을 잘 안 잡히게 해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아기가 자는 방에 불을 켜 놓으면 커서 근시가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것처럼 시력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최근 학교건강검진 결과 초중고생 10명 중 4명이 안경을 끼거나 맨눈 시력이 0.6이하인 시력이상 유병자로 나타났다. 이것은 10년 전에 비해 약 1.5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한국조명기술연구소 노시청 이사장은 “할로겐 램프는 자외선 양이 많으며 유화 그림에 쏠 때도 색을 망치기 때문에 안 쏘는데 최근 젊은 세대는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환한 조명은 동공을 닫히게 하고 시신경에 피로를 주므로 먼저 휘도(눈부심) 규제를 하고 조도 규제가 뒤따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노 이사장이 말하는 ‘감성조명’이란 자연 빛의 리듬을 과학기술로 그대로 재연하고 생체리듬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호주,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빛공해방지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약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옥외조명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중에 젤 마지막으로 최근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이 간판과 옥외조명의 휘도와 조도를 제한하는 ‘빛공해방지법’을 발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영아 의원측 김희석 비서관은 “그동안 조명관련 법률 뿐 아니라 규제기준 자체가 없었고 16개 시도지사에 문의한 결과 총괄하는 부서도 없었다”며 “정부부처는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가 관여하고 있지만 빛공해가 환경적 측면이 워낙 강해 환경부 관할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비서관은 “조명관련해서는 환경부 장관이 기준을 정하도록 하고 일부 지자체에서 찬란한 빛의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지자체장에게 권한을 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조명이 안 들어간 사업이 없으므로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한데 법을 통해서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ellee@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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